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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창 시절 바닷가에서 일어난 에피소드
    일상 로그 2019. 10. 17. 07:25

    누구나 학창시절의 잊지 못할 추억은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꺼라 생각 합니다.


    일요일날 오래간만에 대학 친구를 만나 술을 한잔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새벽 잠을 자야 하는 시간이지만 아직까지도 술자리에서 떠들던 학창시절 추억의 여운이 남아있어 끄적거려 보네요. 지금부터 대학 시절 잊지못할 썰을 하나 풀어 보겠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1○○○년 대학 2학년 시절입니다. 년도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는 이유는 나이를 굳이 밝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거 아시죠?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때 친구 셋과 아르바이트로 노가다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떻게 했나 싶네요. 다리에 쥐도 나고 현장 소장님께 욕을 엄청 먹고 너무 힘이 들어 점심시간을 틈타 알바비도 필요없이 도망가려고 했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그렇게 힘들게 한달가량 노가다를 하고 돈을 받아 하루는 술을 진탕 마시고 그 술자리에서 다음날 남해 바닷가로 놀러를 가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물론 당시에 저는 저희 동기중에서 유일하게 차를 가지고 다녔었죠. 핸드폰도 당시엔 최신형인 삼성 애니콜을 들고 다녔습니


    다. 그렇다고 해서 저희집이 그렇게 부자는 아닙니다. 나름 순수(?)하게 돈을 벌어 마련한 것입니다. 그 당시 여름이긴 했지만 저희는 사람들이 잘 모르고 찾지 않는 곳을 골라서 갔습니다. 전날에 이어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조그마한 어촌 마을이다 보니 마땅히 2차로 갈 곳이 없어 그냥 해변가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한참을 떠들면서 술을 마시는 중 웬 여자 2명이 보이길래 얼른 같이 놀자고 했더니 순순히 자리에 앉아 합석을 하더군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술을 마시는 도중 뜻하지 않게 친구 한명이 여자 한명을 데리고 사라졌습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됐지만 흔히 남녀사이에 일어나는 그러한 일은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믿진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와 친구 한명과 여자 한명이 덩그라니 남아 웬지 어색한 시간이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그때 시간이 아마도 새벽 2시가 넘었었죠. 결국 저는 친구와 그 여자를 엮어주고 차로 가서 자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그럴수 없다고 여자를 그냥 돌려보내는 것입니다. 그 뒤로 우리는 술을 더 사와 마시면서 의리를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여자와 사라진 친구를 욕하면서 말이죠.


    어느 순간 우리는 의리로 똘똘뭉쳐 바다속에 입수를 하기로 했습니다. 수영을 하러 온것이 아니었기에 수영복은 당연히 없었죠. 새벽시간에 사람들도 없고 해서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팬티만 입고 바닷속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바다속에서 놀다 물밖


    으로 나와보니 친구와 제가 벗어놓은 옷가지와 신발까지 전부 사라지고 없는 겁니다.


    하지만 술이 덜깼는지 우리는 눈앞에 닥친 현실까지 외면하며 팬티바람으로 해변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점점 날이 밝아져 오자 그제서야우리는 현실을 직시하고 걱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닥치면 뭐던 하게 된다고 친구와 전 팬티바람으로 아침 운동을 하는 것처럼 


    조깅을 하면서 어촌 마을의 한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집에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른 아침에 팬티바람으로 마당에 들어서는 저희를 보시고 소스라치게 놀라셨죠. 저희는 사정 이야기를 하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다행히 할아버지, 할머니는 웃으시면서 평소 입으시던 작업복과 장화, 슬리퍼를 흔쾌히 내주셨습니다. 저와 친구는 얼마나 감사하던지 머리를 얼마나 숙였는지 모른답니다.


    그렇게 옷을 입고 차에 가서 잠시 눈을 붙였습니다. 왜냐하면 사라진 친구가 아직 안왔으니까요. 괘씸해서 그냥 가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말입니다. 사라졌던 친구는 느즈막한 아침에 차로 돌아와 저희 몰골을 보고는 깜짝 놀라더군요.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더니 혼자서 배꼽을 잡고 난리가 났습니다. 아무튼 저와 그 친구는 지갑까지 바다에 쓸려가는 바람에 땡전 한푼도 없었고 다행히 나중에 온 친구 돈으로 필요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철없던 시절이었던거 같습니다. 그해 여름방학이 끝날때 쯤 사라진 친구를 빼고 저희는 다시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 뵈었지요. 세탁한 옷과 신발, 그리고 조그만 선물까지 준비해서 말이죠.ㅎㅎ 누가보면 지어낸거 같지만 엄연한 저의 학창시절 에피소드이자 추억담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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